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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4. 16:17 from 카테고리 없음

내가 게으른 것인지 번아웃에 이른 것인지 잘 모르겠다. 연휴 내내 잘 쉬었다(고 볼 수 있다). 부모님이 역귀성을 하셔서 2박 3일을 보내고 교회에 다녀오고 친구 가족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연휴 마지막날 우리 가족끼리 가까운 곳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부모님과 있는 중에도 나는 양껏 자는 것으로 고단함을 해소했고, 정말 수 년만에 만난 친구였기에 반갑게 식사 준비를 했다. 그렇지만 6일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지금 쉬는 것인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인지(다음주에 있을 강의 준비가 아직 남아 있기에) 왠지 모를 불안이 엄습해 오곤 했다. 그 불안을 마주할 때 자꾸만 두 가지 중에 헷갈리는 것이다. 나는 왜 퍼질러 있지? 연휴니까 쉬는 게 당연해! 쉼을 그 자체로 누리지 못하는 것이 번아웃의 증상인지 워크홀릭의 증상인지 잘 모르겠지만, 최근까지도 나는 스스로 속도를 늦추려고 무던히 애썼고 실제로 무리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 생각은 늘 내 행동을 앞질러 저기 앞에 가 있다. 실제 내 행동의 속도를 내 생각이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내 몸(을 지지하는 일부의 나)은 여기 좀더 머무르며 천천히 가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나는 그런 나를 견디지 못하는 분열 상태. 

Posted by 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