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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1. 18:11 from 카테고리 없음

내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 전에는 어떻게든 양 쪽 입장을 모두 듣고 가장 공정한 판단을 내리고 싶었다. 그러나 입장을 모두 듣더라도, 나의 판단은 한 쪽으로 기울 테고 그것은 연산법이 있어서 모두가 같은 값을 답이라고 여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무적 판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 판단이 무조건 옳다 할 수 없다.

그러나(그러니) 나는 지금 곁에 있는 이의 마음을 돌보고 그의 마음이 더 이상 상하지 않게, 그가 패배의식에 휩쓸리지 않게 도와야 한다. 당신의 마음을 지키라고,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당신이 옳다고 해 주어야 한다. 그에게서 흐르는 피를 닦아 주어야 한다. 그것이 벗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시간이 얼마간 흘러서 그 스스로 다시 돌아볼 시간이 올 것이다. 그때 옳고그름에 대한 것은 그가 더 잘 판단할 수 있다. 여전히 그가 옳을 수 있고(문제는 지금도 스스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데 있다) 혹은 틀릴 수도 있다. 그 일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지금 나까지 나서서 옳고 그름을 따져 그를 힘들게 할 이유가 없다. 

일은 일로 풀어나갈 테고, 힘든 사람을 보듬는 것은 친구의 몫이다. 그 친구가 더이상 힘들지 않고, 그의 마음을 지키는 방향으로, 어떤 결정이든 내리기를 바란다.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더이상 억울해하지 않기를, 더이상 주눅들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하는 그곳에 더이상 후원하지 않겠다. 

 

Posted by 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