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4

2019. 10. 14. 14:28 from 카테고리 없음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서초동 앞에 한번도 가지 못 한 것이, 너무 미안하다. 나는 개인 조국도 지지했고, 또 검찰 개혁을 위해서도 그가 그 자리에서 열심히 싸워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그의 사퇴 입장문에서 가족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훤히 보인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기득권을 가진 좌파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고 개혁을 외칠 수 없는 걸까. 그래서는 안 되는 걸까. 누구나 자신의 소명이 있다.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에 퍼지고 있는 마당에 나는 책을 만들어도 될까. 공장에서 매일같이 노동자가 다치고 죽고 있는 와중에 검찰 개혁이 무슨 소용인 걸까. 비자림로가 훼손되고 바다 오염이 말도 못할 지경인데 전범 옹호자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게 무슨 대수인가. 그러나 이 모든 일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각자 최선을 다해 자기가 선 자리에서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애를 쓴다. 적임자를 찾아 세우고 안 되면 최악이라도 면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나는 저쪽에서 어떻게든 기를 쓰고 반대하는 악의 무리만큼이나, 순결한 어린양 한 마리가 아니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식으로 논리를 펴는 대중에게도 화가 났다. 그 무엇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이 나라에서 사는 것 자체가 악에 동조하는 것 아닐까. 너무 속이 상한다. 아주 많이. 

Posted by 맑은 :